“왜 우리 반엔 과학자를 꿈꾸는 애가 없을까?” – 미국이 STEM 교육 격차에 주목하는 이유

과학자는 어디에?

“너 커서 뭐 될래?”
“음… 인플루언서요.”

혹시 요즘 교실에서 이런 대화, 낯설지 않지 않으셨나요? 언젠가부터 ‘과학자’ ‘공학자’는 꿈의 목록에서 사라지고, 유튜버와 셀럽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무시할 순 없지만, 뭔가 좀 아쉽기도 하죠?

하지만 이건 단순한 ‘꿈의 변화’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 인프라, 교사 부족, 성별·인종에 따른 기회 격차 등 꽤나 복잡한 사회 구조가 얽혀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런 STEM 교육의 불균형이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현장의 목소리, 지금부터 한번 들여다볼까요?



1. 두 배 늘었지만, 여전히 갈 길 먼 STEM 진학률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남부의 교육구(CUSD)에선 지난 10년간 STEM 관련 진로를 택한 학생이 24% → 52%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엔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과학·기술·공학·수학 수업을 제대로 접할 기회조차 없다는 현실이 숨어 있죠.

STEM 진학률이 높은 학교는 주로 도시나 중산층 이상 지역에 몰려 있고, 저소득층이나 소수계 커뮤니티에선 여전히 STEM 교육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2. 교사 숫자 절반으로 ‘뚝’ – 가장 큰 병목

1971년, 미국에는 17만 6천 명의 수학·과학 교사가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요? 겨우 8만 5천 명. 절반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교사의 급여 격차도 큰 원인입니다. 일반 직장 대비 교사 임금은 1996년엔 6.1% 낮았지만, 지금은 무려 23.5%나 더 적게 받습니다.
이쯤 되면, “누가 과학 선생님 하겠어요?”라는 푸념이 나올 만하죠.

3. 여자아이들은 왜 ‘과학’을 어렵게 느낄까?

미시간의 Harbor Beach High School은 AP 컴퓨터 과학 과목에 여성 학생 비율이 높은 덕분에 여성 다양성 상(Female Diversity Award)을 받았습니다.

여학생 참여율은 AP CS Principles에서 34%, CS A에서 26%.

이런 학교는 미국에서도 소수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은 여전히 “난 이과 머리가 아니라서…”라고 말하며 과학 교실을 떠납니다.
그 원인엔 역할모델 부재, 젠더 편견, 그리고 성취감의 사각지대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4. 라티노 학생들, 왜 더 열심히 해도 덜 받는가

라티노 커뮤니티에서는 고등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TEM 고임금 직종에서는 여전히 소외되어 있습니다.
교육은 받지만, 임금은 낮고, 승진 기회는 적다는 이야기죠. 특히 여성 라티노(라티나)는 성별 격차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습니다.
이건 단순히 STEM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도 직결된 이슈입니다.

‘할 수 있어’라는 말이 아니라, ‘할 수 있게’ 만들어야죠

STEM 교육 격차는 생각보다 깊고 넓습니다. 단순한 교육 정책이나 교과서 개편이 아니라, 교사 환경 개선, 성평등 교육, 지역 기반 STEM 커리큘럼 확대 같은 다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왜 우리 반엔 과학자를 꿈꾸는 애가 없을까?”라는 질문의 답은, 결국 기회의 불균형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균형을 맞추는 일은, 학생도 교사도 아닌 우리 어른들의 몫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