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의 어느 날, 갑자기 짜증이 늘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예전 같으면 웃어넘겼을 일에 버럭 화가 나고, 왠지 모르게 우울하기까지 하죠.
“이거... 혹시 갱년기인가요?”
네, 남성에게도 갱년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여성보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찾아올 뿐이죠.
오늘은 남성 갱년기, 그 정체와 대처법을 아주 솔직하고 과학적으로 풀어봅니다.
남성 갱년기란?
- 정의
남성 갱년기(Andropause) 또는 남성호르몬 결핍증(LOH: Late-Onset Hypogonadism)은 40대 후반~50대 이후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수치가 점차 감소하면서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주요 증상
- 에너지 저하: 피로감, 무기력
- 기분 변화: 우울감, 불안, 짜증 증가
- 성기능 저하: 성욕 감퇴, 발기력 감소
- 수면 문제: 불면, 수면 중 잦은 각성
- 신체 변화: 근육량 감소, 복부 비만, 탈모
- 기억력·집중력 저하: 일상 속 깜빡함 증가
왜 이런 변화가 생길까?
- 호르몬의 점진적 감소
여성은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서서히 감소합니다. 일반적으로 40세 이후 매년 약 1%씩 떨어지며, 스트레스, 음주, 비만, 수면 부족 등이 이를 가속화합니다. - 진단 기준
남성 갱년기의 진단은 아래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자각 증상: 위에서 언급한 신체적·정신적 증상
- 혈액 검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 오전 8~10시 사이 측정한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nmol/L 미만일 때 진단 가능)
치료는 어떻게?
- 생활 습관 개선이 1순위
- 규칙적인 운동 (근력+유산소)
- 금주, 금연
- 고단백·저당 식단
- 충분한 수면
- 스트레스 관리 (명상, 취미 등)
-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 (TRT)
주사, 젤, 패치, 경구제 형태로 제공되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진행해야 합니다.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등 질환과의 관계를 고려해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 정신적 지지와 상담
우울증과 혼동되기 쉬워 정신과 또는 심리상담 병행도 중요합니다. 파트너나 가족과의 소통이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남성 갱년기, 참고할 만한 팁
- 혼자가 아닙니다. 전체 중년 남성의 약 20~30%는 갱년기 증상을 겪습니다.
-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마세요. 성과 중심의 사회에서 “나는 아직 괜찮아야 해”라는 압박은 더 큰 문제를 만듭니다.
- 병원 가는 걸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갱년기는 질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 이제 좀 나를 돌볼 때입니다
갱년기? 그거 여자들만 겪는 거 아냐? 그랬던 아버지가 요즘 부쩍 감성적이 되셨나요? 아니면 당신 스스로가 "왜 이렇게 예민해졌지?" 싶으신가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남성 갱년기는 마음과 몸의 리부팅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유연하게 살아갈 차례입니다. 중년의 멋, 이젠 잘 늙는 남자가 진짜 멋진 남자입니다.